29기인간관계

캠프를 오기 전날까지 나는 캠프를 취소할까 고민을 했었다. 낯가림도 심하고 혼자가 더 좋았던 나는 굳이 불편한 자리를 사서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매우 많이 스쳤다. 캠프 시작 날까지 이미 신청한 거니 취소도 민망하고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느낌으로 캠프를 맞이했던 것 같다. 초반에는 모든 걱정했던 일들이 펼쳐졌었고, 모든 게 너무 불편했고, 어색했고, 날 감췄고, 초조 했고, 힘들었던 것 같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내가 너무 싫었고, 친해질 마음도 없었고, 질투 나고 내 열등감은 떠밀려 올라왔다. 지금 보면 오로지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 에 대해서만 생각했던 것 같다. 이때까지 피해왔던 이런 함께 해야하는 상황에 부딪히니까 가라 앉아있던 모든 내 마음은 미친 듯이 밀려왔고, 나는 그 마음들을 버리게 되었던 것 같다. 인정하기 싫었던 내 마음들이 엄청나게 펼쳐졌다. 명상을 하면서 한 살 때부터 차근차근 돌아보니 정말 나는 내 못난 모습들을 인정할 줄 몰랐던 것 같다. 내가 그걸 인정하면 사람들이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나를 지키려는 마음이 나를 너무나 힘들게 했기에 나를 싫어하든 말든 그냥 인정해버리자. 솔직해지고 더 이상 가면을 쓰지 말자. 하며 내놓았다. 사실 내가 내 놓을 용기를 내었다기 보다는 그 자리가, 그 사람들이 용기를 주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하고 나니 그런데 놀랍게도 세상은 내 생각보다 따뜻했으며, 내가 진심으로 대하면 상대도 진심으로 대하고 열리는구나. 그리고 ‘생각보다 내 고민은 그렇게 꼭꼭 숨길 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내가 바뀌니 주변이 모두 바뀌었다. 나도 행복했고, 사람들도 행복해 보였다. 함께 한다는 게 재미있는 것이고, 서로 의지하고 들어준다는 게 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앞으로 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감사했다. 이 캠프에 올 수 있게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