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기행복&평온

부모님의 권유에 그래 까짓거 가보자의 마음으로 왔다. 내가 바뀔 수 있다는 설렘은 너무 미약했고 다만 매일이 불안한 내가 부질없는 시간들에 더 힘들어 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앞섰다. 나는 불안이 심했다. 불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잠들고 일어나고 때론 꿈 속에서 그 곳에 머물렀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힘들었다 하루면 멈추겠지 생각했던 불안은 학기가 시작하고 끝나고 이곳에 오고 명상하는 시간까지 나를 따라왔다. 하루가 지나고 나는 그대로였다. 그럴듯한 말들은 내 마음에 전혀 와 닿지 않았다.불안이 심할 때면 애써 누르고 명상에 집중했다. 시간들을 하나씩 비워내고, 돌아보면서 느낀 것은 내가 편해지고 있단 사실이었다. 과거가 현재를 옭아매고 있다는 사실도 더 뚜렷이 알게 됬다.그리고 비워낸 순간 행복하다는 감정이 낯설었다. 매일 돌아보고 아팠던 시간들 앞에 조금 더 바로 서서 마주할 수 있었는데 편안하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