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기인생의깨달음

반신반의했다. 명상은 단순히 그저 바른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명상에 뭐 이리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지 의문이 들었다. 1과정 마치고 2과정에 들어설 때도 거의 마지막 날이 지나갈 때 즈음 까지도 명상을 계속 하고는 있었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의심과 의문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도대체 그 동안 살아 오면서 쌓인 나의 마음들이 왜 가짜인지, 그 기억들을 왜 버려야 하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억된 생각들은 모두 다 사진일 뿐이라고, 허상일 뿐이라고 받아들이려 했지만 그 기억들은 모두 내가 겪었던 것이고 실제로 존재했던 나의 경험들인데 그것들이 어떻게 단지 사진일 뿐이고 가짜라는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명상을 주어진 임무처럼 딱딱하게 수행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더 지나다 보니 어느 순간 문득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의 나는 정말 편견 덩어리였구나. 이곳에 오기 전까지 나는 내 스스로에게 정말 자신이 없었다. 내 자신이 정말 혐오스럽게 느껴졌던 시기가 있었고 언제나 부족하고 모자라고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그때부터 다른 사람의 시선을 정말 많이 의식하게 되었고, 내가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남들이 나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할지 사람을 대할 때마다 불안하고 걱정하며 혹시라도 내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좋게 비치지 못하고 남들이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할 까봐 늘 노심초사했다. 그게 너무 힘들고 두려워서 여태껏 나는 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남들이 나를 평가하기 전에 내가 먼저 타인을 평가해 버리고 내가 만들어낸 편견과 고정관념 속에 갇혀 벽을 세웠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내가 먼저 편견을 만들어 그 안에 나를 가두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것은 정말 나만의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좋은 분들이었고, 나의 걱정과 달리 상황은 좋게 흘러갔다. 그 때, 여태까지의 나는 내가 만들어낸 나만의 주관과 편견으로 범벅 된 마음 세계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순간 왜 여태까지의 내 기억된 생각들이 단순히 사진일 뿐이고 왜 그것들을 모두 버려야 하는지 전부 다 이해가 되었다. 지금까지 ‘나의 경험들과 기억들, 그것들에 내 주관이 개입되고 그 모든 것들이 현재 나의 고정관념과 편견이 되어 나를 가로막는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고 나니까 나는 더 나 자신을 버리는 마음수련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갈수록 내 마음은 편안 해지게 되었다. 지난 시간 동안 늘 내 마음은 무언가에 쫓기듯 불안했다. 대학생 명상캠프에 오게 되고 나조차 잘 모르던 나의 마음에 솔직해지고 정말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우주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