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기인생의깨달음

저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싸우는 모습을 자주 봐왔습니다. 싸울 때마다 벌벌 덜며 자는 척하고, 받는 스트레스를 막기 위해 그냥 무관심으로 돌려버리며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했던 싸움의 가장 큰 원인은 ‘돈’이었어요. 저는 공부를 할 때에도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닌 돈 때문에 했었고, 매년 했던 반장, 전교회장 같은 것도 나중에 ‘돈’ 버는 데에 도움이 되겠지 하며 막연하게 해왔습니다. 나는 단지 ‘돈’을 위해 막연히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받고 하라는 대로만 공부해왔는데 대학교에 들어가니 스스로 공부하라네요. 당연히 성적은 바닥이었고 장학금은 꿈도 못 꾸었어요. 그러면서 휴학을 하고 학원 강사 알바와 과외에 전념했습니다. 얼마 뒤 아는 분께서 돈 많이 벌 수 있다며 부동산 빌라 분양에 뛰어들었는데 어린놈이 집 파는데 누가 사겠어요. 망했습니다. 군대를 들어가고 나온 뒤 공장에서 알바를 하다가 복학한 후 스스로 등록금을 내고 생활비를 하기 위해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유흥업소 웨이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부도 잘 안되고 과도 맞지 않아 자퇴를 한 뒤 웨이터는 계속 할 일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여 장사와 치킨체인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많이 힘들었어요. 돈만 쫓아 일해오다 보니 몸도 마음도 상하였고 우울증에 걸렸습니다. 모든 일을 그만두고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던 와중, 5년째 명상을 하시던 아버지가 꾸준히 180도 달라진 좋은 모습을 하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와봤습니다. 처음에는 큰 효과가 없는 듯 했지만, 어느 순간 깨달음 같은 게 오면서 그 가짜인 마음속의 지치고 힘들어했던 날들이 불쌍해지고 다 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익숙하고 사소한 모든 것들이 감사하고 행복이었음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