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기행복&평온

군대에서 전역하고, 무언가 큰 뜻을 펼쳐보겠다고 아등바등 살았습니다. 제 스스로를 옥죄며, 더 성실해지라고, 더 독하게 하라고,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 채찍질 했습니다. 과탑도 해보고, 대회에서 우승도 했지만 만족하지 못했고, 더 높은 정상을 향해 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점차 성공 이외의 것들에는 소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건강, 가족, 여자친구, 친구 보다 성공이 더 중요해졌고, 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행복해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왜 공부를 해야 하지? 나는 왜 살아야 하지? 열심히 한다고 행복해질까? 많은 의구심들이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점차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졌습니다. 무기력함과 우울함…이것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계발서도 읽어보고, 좋은 강연도 들어보고, 좋은 명언들도 외워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여자친구과의 데이트, 여행, 휴식, 모든 것들이 소용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부정적 감정들이 모두 가짜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그러라 하지 않았는데, 혼자 스스로 걱정을 만들고 불안을 만들고, 허상 세계를 만들어 내어 자기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 나에겐 좋은 책의 좋은 글귀 한 줄보다는, 오히려 내가 가진 생각과 감정들을 빼내야겠다고 느꼈고, 그때 마음수련 대학생 명상캠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들어갈 때 많은 기대는 안했지만, 캠프가 끝난 지금 이 시점에서는, 내가 근래 들어 한 선택 중 최고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행복이란, 어떤 조건이 충족될 때 느껴지는 감정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음수련을 하고 나서는, 행복은 인간이 본래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무조건적인 감정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높은 학점과 점수를 받을 때 느껴지는 일시적 행복과 명상을 통해 얻어지는 영구적 행복은 비교가 불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명상을 계속하여, 내가 잘 안돼도 행복을 느낄 수 있고, 남이 잘되어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