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사라지니 무엇을 하든 여유가 생기다
평소 휴대폰에 빼곡히 해야 할 일들을 적으며 빠짐없이 해나가던 저에겐 이 캠프 또한 하나의 활동에 지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캠프를 하면서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들 다 같이 한마음으로 즐겁게 캠프에 임하고 있는데 저만 자꾸만 그 다음에 해야 될 일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프로그램에 집중하지 못하고, 당연히 함께하는 방 친구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지 못했어요. 그런데 빼기를 하면 할수록 그런 생각들이 점차 사라지고 앞에서 강의해주시는 강사님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도움님, 도우미 언니, 방친구들의 진심어린 이야기들이 들리더라구요. 그때 저는 앞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쉼 없이 고민하고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던 그동안의 제가 너무 안쓰럽게 느껴졌어요. 그게 그냥 당연한 줄로만 알았고 ‘다들 그런 거 아닌가?’ 하며 스스로 다독거리며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들이 나를 오히려 갉아먹고 있었구나.’ 깨닫게 되었어요. .무언가를 할 때 떠오르는 생각, 고민들이 다 가짜고 하나도 맞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무엇을 하든 여유가 생겼고, 제 스스로에게 주는 빈 공간, 여백을 주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캠프에 오기 전에는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친구들이 저보고 얼굴에 여유가 없어보인다고, 너를 위한 시간 좀 만들라고 볼 때마다 그런 이야기들을 했었어요. 제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친구들도 제가 생각, 고민이 많다는 걸 아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뭐가 그렇게 좋은 일들이 많냐고, 별로 웃긴 일도 아닌데 너무 웃으니까 가끔 친구들이 이상하게 볼 때도 있어요 ㅋㅋ .제가 만약 이 캠프에 오지 않았다면 새까만 생각 속에 뒤덮여 정말 아찔할 만큼 힘든 삶을 살았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단순히 해야 할 일들 중에 하나로 참여했던 캠프였지만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것들을 느꼈고, 무엇보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되었어요. 어느 누구라도 이 캠프에 온다면 정말 잘 왔다고 칭찬해주고 싶은 가치 있는 캠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