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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왔으면 좋았을걸

처음에는 여기에 왜 와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이상한 곳은 아닌가, 걱정도 많이 하고 내 아까운 시간을 왜 이런 곳에 써야 하는지 몰랐다. 당일 날에는 도망칠까 하고 고민하다가 그래도 못 이기는 척 속는 셈 치고 이곳에 왔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고, 마음 비우러 왔는데 처음에는 너무 스트레스였다. 그런데 쌓아뒀던 마음 고백을 하면서 바뀌고 싶은 마음, 이걸 다 같이 고백했을 때, 나보다 잘난 사람들도 저렇게 마음고생 많이 하고 힘들어하는 걸 보고는 솔직히 충격받았다. 항상 웃으면서 남들하고 잘 지낼 것 같은 사람들이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마음 고백하며 눈물 보이는 모습에 똑같이 힘든 사람들이 모인 거구나, 나만 불행하고 힘든 게 아니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고 처음으로 쌓아뒀던 걸 가족 말고 여기 사람들한테 상담해 봤다. 당연히 이상하게 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나도 당연하게 너도나도 다 같이 위로해주고 하니, 남들을 못 믿는 나에겐 이게 너무나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명상을 해볼 때도 과거에 쌓아둔 게 너무 많고 무서워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오히려 빼면 뺄수록 스트레스가 쌓이고 두려움도 커져서 힘들어할 때 도움님, 도우미님들이 너무 당연하다는 듯 얘기 들어주고 도와주기 시작했고, 오늘 처음 보는 우리 호 실 사람들도 도와주기 시작했다. 닫혀있던 내 마음에 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씩 열림이라는 걸 알려주기 시작한 대학생 명상캠프 이곳에 진작부터 왔으면 내가 이렇게 변하지 않았을 텐데 하며 약간 후회하는 데, 그 반대로 오히려 이제라도 이 캠프에 와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내 속마음이 뭔지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사로잡혀서 힘들어하지 말고 이렇게 남들하고 얘기도 해보고 방법을 배운 걸 이용해 그동안 쌓아뒀던 걸 싹 지워버리겠습니다. 삶의 희망도 없었던 저한테 다시 한 번 세상은 아직 살만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